원삼
기증자의 시어머니(기세임, 1925~2020)가 혼례(1945) 때 착용한 원삼(圓杉)이다. 시조부(김병준, 1901~1986)의 모시 두루마기, 검정 두루마기, 시부모 혼례 때 사용된 혼례용 돗자리, 활, 화살과 화살통, 시모의 원삼, 한복과 다양한 옷감들, 남편의 이름을 수놓은 돌복 일습, 차양 발, 오지항아리 등 총 106건의 유물을 기증하였다. 기증자의 시댁은 중종 때 인종의 스승으로 호남 유일의 성균관 문묘에 배향된 성리학자 김인후(金麟厚, 1510~1560, 본관 울산)의 후손이다. 해방 후 시조부가 장남(김재록, 1925~2013) 혼사 때에 소목 장인을 집으로 불러들여 며느리와 딸을 위해 장롱 두 채를 만들어 준 일화가 있다. 이 장롱 중 하나는 기증자가 아직도 사용하고 있다. 이 원삼의 겉감은 두록색 화문갑사(花紋甲絲)이고, 안감은 홍색 화문갑사를 사용하였고 소매에 홍·남·분홍·송화·자주색 5가지 색의 색동과 소색(素色) 한삼을 달았다. 이러한 색동은 민간 원삼에 많이 쓰였다. 여밈은 합임에 맞깃이며 깃과 고름은 자주색이다. 길은 전단후장으로 앞·뒤 길이에 차이를 두었으며 동정의 안에 종이 심지가 있다. 원삼대는 홍색 공단에 금박이 있다. 뒷길의 도련 부분은 겉감, 안감 모두 직물 식서 부분까지 이용했고 금속사로 제직된 생산지 표시가 있다. 원삼은 소매에 색동과 한삼이 달린 조선시대 왕실과 반가 여인들의 예복이며, 서민들에게는 신부의 혼례복이었다. 혼례 때 입었던 원삼을 잘 보관하였다가 수의(壽衣)로도 사용하였는데 땅으로 시집간다는 뜻에서 입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기도 한다. 또한 무당들이 무복(巫服)으로 입기도 하였고, 궁중 연회에서 여기(女妓)들이 춤을 출 때 입는 의상으로도 사용되었다.
연관 소장품